치매 예방



75세 미만이면 이 운동하라...치매 막는 ‘뇌 회춘 법 3가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한번 걸리면 회복이 힘들다. 최고의 치료법은 예방에 있다. 치매는 두뇌 기능 이상에 의해 발생하므로 두뇌 활성화를 통해 신경세포와 이들의 연결망인 신경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치매 예방의 첫걸음이다. 뇌 조직이 굵어지면 노화와 치매에 저항성이 생기는 원리다. 매일 진료실에서 치매 환자를 살피는 정지향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 의학 전문 유튜브 콘텐츠 ‘이러면 낫는다’에 출연하여 치매를 예방하고 뇌 노화를 늦추는 뇌 회춘법을 소개했다.

그래픽=이철원

◇인지 활동과 운동이 치매 백신

정 교수가 추천하는 뇌 회춘 3대 축은 인지 활동, 운동, 마인드 다이어트다.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새로운 학습을 하는 것은 뇌신경 세포를 연결하는 신경 돌기 효율을 증가시켜 뇌를 싱싱하게 만든다. 정 교수는 “뇌의 기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언어 능력 회로와 손 운동 관할 영역”이라며 “이 둘을 동시에 사용하는 활동이 뇌 기능을 크게 증진시킨다”고 말했다. 즉 손으로 새롭게 얻은 정보를 써보거나 그려 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매일 신문을 보고 새로 접한 것을 누가, 무엇을, 어떻게 등 6하 원칙에 따라 손으로 직접 1000자 정도로 쓰는 것을 추천한다”며 “실제 인지 기능이 떨어진 환자를 대상으로 이런 천자 쓰기를 시도한 결과, 석 달 후에 천자 쓰기 그룹의 인지 기능이 월등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 2회 이상 여럿이 모여서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이 인지 기능 향상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정 교수는 전했다.

뇌 회춘 둘째 축은 운동이다.
뇌 무게는 1.5㎏밖에 안 되지만 심장에서 박출되는 혈액의 25%가 뇌로 간다.
그만큼 뇌는 혈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작동한다.
운동은 이런 뇌혈류를 증가시킨다.
75세 미만이라면 매일 150분 정도의 경보나 배드민턴 같은 중강도 운동이 권장된다.
한 번 할 때 15~20분 정도 운동을 지속해야 효과가 있다.
달리기 같은 고강도 운동은 하루 75분 정도면 충분하다.
80세 이상이거나 지병이 있다면 집 안에서 가볍게 걷는 운동이나, TV를 보면서 하루 두 번 정도 30분간 제자리걸음을 해도 도움이 된다고 정 교수는 전했다.
정 교수는 “국민체조 영상 등을 틀어 놓고 매일 체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며 “운동할 때 영어 공부도 같이 하는 식으로 머리를 쓰면서 운동을 하면 총명함을 늘리는 데 최고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고혈압, 고지혈증 줄이는 식단

뇌 회춘 셋째 축은 음식이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줄여서 궁극적으로 치매를 예방하는 이른바 마인드(mind) 다이어트다.
이는 뇌혈관 동맥경화를 줄여서 뇌혈류 감소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를 막는다.
매일 아몬드, 호두와 같은 견과류 한 주먹, 채소 한 움큼, 들기름 한 스푼 먹기가 권장된다.
정 교수는 “빨간 육류 섭취를 주 2회 이하로 줄이고, 대신 가금류와 생선을 자주 먹는 게 좋다”며 “베리류 과일을 주 3회 이상 섭취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뇌는 근육과 같아서 많이 사용할수록 튼튼해지고, 신경세포 사이사이에 시냅스라는 돌기들이 촘촘히 연결되어, 나이 들어도 남아 있는 한 개가 일당백의 역할을 수행한다”며 “인생 말년으로 갈수록 삶의 목표가 줄어드는데 죽을 때까지 치매에 걸리지 않게 살아보자고 마음먹으면, 하루가 바쁘고, 삶도 풍요로워진다”고 말했다.



치매 막는 ‘마인드 다이어트’... 뇌건강 식단 9계명

입력 2023.06.07. 20:37업데이트 2023.11.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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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사과나 감자만 먹는 원 푸드(one food) 다이어트,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 공복 시간을 늘리는 간헐적 단식, 특정 시간대에만 식사를 하는 시간 제한 다이어트 등 그동안 수많은 다이어트가 나왔다. 모두 효율적으로 체중을 줄이거나 살을 안 찌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이런 체중 관리 일변도의 다이어트계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있다.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마인드(MIND) 다이어트다. 살이 아니라 뇌 건강이 목표다. 마인드 다이어트는 이른바 지중해 식단과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나온 다이어트 합작품이다.

2015년 미국 하버드대와 러시대 메디컬센터는 시카고 지역 은퇴자 커뮤니티와 노인 주거 단지를 대상으로 치매가 없는 노인 1000여 명을 최대 10년 동안 추적하면서 그들의 식사 패턴과 인지기능 변화의 관계를 추적했다. 어떻게 먹어야 치매가 덜 걸리는지를 본 것이다. 그 결과 마인드 다이어트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노인은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현저히 줄었다. 이후 마인드 다이어트 식단에 대한 연구가 줄을 이었고, 인지기능을 높이는 식단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래픽=이지원

마인드 다이어트 핵심은 야채와 채소, 통곡물, 생선 중심의 지중해식 다이어트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고기를 피하는 식단의 조합이다.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여 뇌세포를 보호하는 비타민, 카로티노이드 및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어 뇌 염증을 줄이고, 동맥경화를 줄여서 뇌혈류량을 늘리자는 의도다.

구체적인 지침을 보면, 통곡물은 하루 3회 이상 섭취를 권한다. 야채는 하루 한 번 이상 먹고, 특히 녹색잎 채소는 일주일에 6회 이상 먹어야 한다. 견과류는 일주일에 5회 이상, 콩은 4회, 딸기나 블루베리 등 베리류 과일은 2회 이상, 닭고기 살 등 가금류는 2회 이상, 생선은 1회 이상 먹기를 권한다. 식물성 기름 올리브 오일은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

섭취 자제를 촉구하는 기준도 있다. 기본적으로 지방질 고기 속 포화 지방과 한 번 튀겼다가 식은 트랜스 지방은 피해야 한다. 아울러 단맛의 가공 빵과 과자는 일주일에 5회 미만, 쇠고기, 양고기, 베이컨, 소시지 등은 4회 미만, 치즈와 튀긴 음식은 1회 미만으로 섭취하길 권한다. 버터와 마가린은 하루 한 티스푼 이내로만 먹어야 한다.

알코올 중에는 적당한 양의 와인이 인지기능을 올린다고 해서 추천됐다. 개인의 알코올 섭취 능력을 감안해야 하고, 하루 한 잔 이내 섭취를 권한다. 마인드 다이어트는 뇌졸중 같은 뇌질환이 이미 있는 사람에게도 인지기능 감소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다만 마인드 다이어트 식단의 식재료는 주로 스스로 조리해서 먹어야 하는 것이기에 식사 준비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외식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실천이 힘들 수 있다. 고령자 스스로 요리를 해서 먹는다면,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더 올라가기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리법을 개발해 마인드 다이어트를 즐긴다면, 나이 들어도 좋은 기억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영양 정신학자들은 말한다.

☞마인드 다이어트

마인드(MIND)는 지중해식 식단과 심혈관 질환 예방 식단으로 기억력이나 신경기능 저하를 늦추자는 뜻의 영어 약자 조합이다. 맨 앞의 M은 지중해식(Mediterranean)이고, 맨 뒤의 D는 딜레이(delay, 지연)를 의미한다. 나이 들수록 감소하는 인지기능을 체내 염증을 줄이고, 뇌혈류는 늘리는 식사를 통해 최대로 지켜보자는 목적으로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