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brid Church(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교회)
* hy·brid[ ˈhaɪbrɪd ] 1. 잡종, 2. 혼성체
-빛과소금의교회 장창영 목사
창조질서와 자연법칙을 보면 ‘무한 성장’은 없어요.
각기 분량만큼 성장하는데 충분히 성장한 이후에는 반드시 성숙해지는 단계로 넘어가죠.
우리 인간 또한 20세까지는 몸이 성장하고 그 후에는 성숙해가면서 새 생명을 낳지 않습니까?
이처럼 교회 또한 성장 이후에는 성숙해가며 생명을 낳아야 합니다.
하나의 교회로 몸집을 계속해서 불려가는 것은 비성경적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흩어 보내셨어요.
반대로 한국 교회는 무한성장에 치중하다보니 점점 그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빛과소금의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장창영 목사는 백석대학원을 졸업한 후 2007년에 교회를 개척했다.
당시 31세였던 장 목사는 아내와 4살 된 딸과 함께 가정 교회를 시작했다.
그는 상처받은 영혼들과 이웃을 섬겼고 조금씩 사람들이 모이면서 장소가 협소해지자 예배 처소를 두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여호수아서 말씀을 묵상하며 큐티를 하던 중 ‘요단강을 건너라’는 감동을 받았다.
“요단강이 어딘지 기도하며 응답을 구했더니 바로 오른 편에 있는 ‘중랑천’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장 목사는 개척 5개월 만에 중랑천을 건너 공릉동(서울시 노원구)에 상가를 얻어 설립예배를 드렸다.
2년 후, 늘어난 성도들과 함께 40일 간 특별 새벽기도를 드리고 다시 예배당을 이전했다.
그는 45평 상가에서 7년 동안 목회하며 120명의 성도와 함께 행복한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목회 10년 차가 되던 해, ‘다 찼으니 옮기라’는 성령의 감동을 받고 지금 위치한 구리시 갈매동에 예배 처소를 마련하여 300명의 성도를 섬기고 있다.
교회 자립이 쉽지 않은 오늘 날, 빛과소금의교회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
장 목사는 그 비결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에 있다고 말한다.
건강하면 성장합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내용입니다.
‘재정의 투명성’,
‘세습 하지 않는 것’,
‘사유화 하지 않는 것’ 상식이지요.
그 다음에 목회자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목회 전반에 필요한 리더십을 갖춰야 해요.
목회의 본질인 목양에 힘쓰지 않고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러한 기본을 갖추면 영혼을 사랑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일꾼이 양육되고 제자화되는 것이지요.
이제 저희 교회는 15년 차가 됩니다.
작지만 단단한 교회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현재 빛과소금의교회는 16개의 형제 교회와 함께하고 있다.
장 목사는 한 교회의 몸집을 불리지 않고 개척하고 입양하며 형제 교회를 늘여나갔다.
오산, 수원, 노원구를 포함하여 멕시코, 일본, 중국, 방글라데시, 탄자니아, 시리아, 미얀마 등지에 16개 교회를 개척하고 입양했다.
‘빛과소금연합’ 플랫폼은 형제 교회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도 하고, 교역자들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가지며 함께 걸었다.
홀로 외롭게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기둥이 된 것.
최근에는 수원에 있는 한 교회 목회자가 ‘빛과소금’에 함께 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이런 형태로 함께하는 교회의 경우 일종의 본부격인 갈매동 빛과소금의교회가 목회 전반에 걸친 디자인과 행정지원을 돕는다.
또한 빛과소금연합의 목회자, 또는 성도들을 위한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교회가 혼자 감당하기 힘든 사역을 ‘연합 사역’을 통해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다.
빛과소금 플랫폼에 함께하고 있는 교회들은 합신, 합동, 백석, 독립교단 등 교단도 다릅니다.
하지만 환경을 뛰어넘어 교제하고 함께 하는 것이 가능해요.
목회자들이 가진 은사가 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 가진 달란트를 살려 서로를 섬기고 지원할 때 놀라운 시너지가 있습니다.”
혁신, 플랫폼, 하이브리드
저는 ‘혁신’을 강조합니다.
혁신이란 본질은 유지하면서 비본질적인 것은 과감하게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직식을 할 때 돈을 내는 것을 끊었고, 장로 권사가 계급화 되는 것을 바꾸었습니다.
교회는 섬기는 문화가 되어야 하니까요.
오늘날 60대 이상의 장로님들이 교회를 이끌고 가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는데 그러면 젊은이들의 생각이 반영되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교회의 중요한 정책 결정은 30-40대 운영위원들이 하고, 연세가 있는 분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계세요.”
장 목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성도를 섬기는 사역 또한 직관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도움을 제공했다.
예를 들면 교인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시드머니를 제공하는 ‘성도의 자립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아울러 지역사회를 섬기는 다양한 사역도 병행했다.
그러면서도 목양의 본질인 ‘말씀과 기도’에 힘쓰고 이를 뜨겁게 강조하여 은혜가 식지 않도록 했다.
“코로나 이후, 교회는 ‘하이브리드’가 기능을 갖춰야 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할 수 있어야 해요.
작은 교회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인력과 재정이 드는 일이 아니에요.
유튜브 플랫폼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장비를 갖추는데 100만 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교회 규모와 관계없이 온라인 예배, 줌 모임을 통한 소그룹이 가능해요.”
비대면 체제로 바뀌면서 장 목사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욱 바빠졌다.
장년부 여섯 그룹을 줌으로 인도했는데, 놀랍게도 코로나 이전보다 성도와 재정이 더욱 늘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면서 예배에 참여하고 싶어도 여러 가지 이유로 올 수 없었던 사람들이 함께 하기 시작했다.
장 목사는 향후 ‘하이브리드형 교회’, ‘플랫폼 교회’에에 관심 있는 목회자들을 위한 세미나와 해외 현지 목회자 양성 사역을 위해 꾸준히 매진할 계획이다.
제 3의 공간을 잡아라!
장 목사는 한국 교회가 과감한 혁신을 통해 다음 세대와 접촉하지 않으면 빠르면 10년, 늦어도 20년 안에 교회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공간은 우리가 사는 현실,
2공간은 온라인 세상입니다.
그런데 다음 세대는 제 3의 공간,
즉 온라인 속의 가상 세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나아갈 선교지가 바로 그곳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는 50-60대 목회자가 60-70대 직분자들과 함께 교회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3 공간은커녕 2공간으로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년, 2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 교회에 2030세대가 얼마나 있죠?
이미 답은 나왔습니다.
교회에 아무도 없게 되죠.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젊은 후임자 목사가 오면 좋아질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더러 계신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10대, 20대는 이미 혁신적인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장창영 목사는 온라인 사역에 힘쓰는 한편, 다음 세대가 오프라인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교회 사역이 온라인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주지시켜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온오프라인을 유동적으로 변환하며 사역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교회’ 구조를 탄탄하게 다져가고 있다.
다음 세대는 낚시를 온라인에서 즐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온라인 게임 속에 선거 캠프를 차리기도 했어요.
세상이 변했습니다.
한국 교회도 속히 3공간과 1공간을 오갈 수 있는 역동성을 갖추고, ‘이미 다가온 미래’에 잘 대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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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교회(Hybrid Church)와 온라인 예배(조성실)
2022년 4월 13일
조성실(목사, 소망교회 온라인사역실장)
약 2년 전 코로나로 인해 교회의 문이
닫혔을 때, 교인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하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대면 예배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다른 하나는
방역을 위해 온라인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입장의 차이는 신학적, 목회적 논쟁으로 이어졌고,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지금, 많은 교회들이 대면 예배와 비대면 예배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대면 예배와 비대면
예배를 대립이나 선택의 요소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대면 예배가 옳고 비대면 예배는 틀린 것이 아니다.
또한 비대면 예배가
미래이고 대면 예배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예배의 본질이 ‘영과 진리로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것’이라면(요
4:24),
우리는 우리가 예배하는 곳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그 만남의 장소가 예배이다.
때문에 우리는 온오프라인의 각 영역을
고유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이분법적인 분리가 아닌, 하나의 유기적인 연결로서의 장소를 의미한다.
온라인이
필요(needs) 기반의 공간이라면, 오프라인은 열망(wants) 기반의 공간이다.
하이브리드 교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한
장소를 기본으로 삼지 않는 교회를 말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한 곳에 장소의 우선성을 두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교회의
예배는 두 영역 모두를 진정성 있게 돌보고, 동일한 관심을 둔다.
콘텐츠 :
하이브리드
교회의 ‘온라인 예배’는 단순히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예배 현장을 생동감 있게 중계하는(streaming)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예배 중계를 위해 많은 카메라를 세팅하고, 음향을 조정하고, 자막을 적절히 배치하여도, 그것이 온라인에서 일방적인
스트리밍으로 끝난다면,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은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온라인
예배는 현장 예배와 완전히 동일한 내용이 아닌, 온라인 예배 참석자들만을 위한 특별한 예배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들백 교회의 경우에는 주일 예배 스트리밍의 도입과 끝에 항상 ‘웰커머’(welcomer)가 등장한다.
이들은 화면을 통해 온라인
성도들을 환영하고, 그들만을 위한 안내와 공지를 전달한다.
현장 예배에서도 설교자는 항상 카메라 너머의 온라인 예배자를
고려하며, 그들을 위한 멘트를 준비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온라인 예배에 참여하는 회중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받고,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온라인 예배를 위해서는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온라인 예배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은 너무나 다양하다.
페이스북은 교인들이 매우 쉽고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게 만든다.
유튜브는 방대한 사용자 수와 알고리즘을 통해 새로운 성도들에게 노출될 기회를 가진다.
비메오는 유튜브나 페이스북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좋은 영상 퀄리티를 제공하고 광고로 인한 피로감을 줄여 준다.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줌’을 활용하고, 메타버스 기반의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게더타운’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에는 각각의 단점이 존재한다.
페이스북은 계정이 없이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유튜브는 계속해서 다른 채널의 콘텐츠를 추천하기 때문에 이단의 영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작년(2021년 6월)부터 모든 영상에 유튜브 자체 광고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피로도가 높아졌다.
비메오는 확장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유료라는 단점이 있고, 줌과 게더타운은 아직 비디오와 오디오의 품질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교회 지도자나 온라인 사역 담당자는 이러한 각 플랫폼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계획과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한 플랫폼만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예배를 멀티 스트리밍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실시간 예배와 녹화 예배 :
하이브리드
교회의 예배는 실시간으로 드려야 하는가?
아니면 녹화된 예배를 송출해야 하는가?
교회의 실무자는 각 예배의 목적과 상황에 맞게
온라인 예배의 형태를 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두 형식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실시간 예배는 공동체의 관계성을
증대시킨다.
예배 인도자나 설교자는 채팅이나 이모티콘 등의 반응을 통해 실시간으로 온라인 회중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이는
각자의 자리에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하여 예배를 통해 공동체성을 강화한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
봉사자들은 채팅을 통해 예배에 참여하는 교인들을 환영하고, 개별적으로 반응하며 상호 교류한다.
라이프닷처치에서 제공하는 ‘처치
온라인 플랫폼’(churchonlineplatform.com)을 보면, 예배 중 ‘채팅 기능’과 ‘하트, 박수, 찬양’ 등의
‘리액션 버튼’이 존재한다.
성도들은 채팅과 리액션 버튼으로 예배에 참여한다.
온라인 봉사자들은 각 예배 순서마다 필요한 안내
사항을 채팅창을 통해 제공한다.
가령 새가족 환영의 시간에는 새가족 등록 링크를 올려주고, 헌금 시간에는 온라인 헌금 링크를
안내해 준다.
또한 ‘기도 요청’(Request Prayer) 버튼을 누르면 즉시 온라인 기도 봉사자와 연결되어 1:1로
중보기도를 요청하고 기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기적인 실시간 예배를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인력, 그리고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실시간으로 생동감을 전할 수 있는 중계 역량이 갖추어져야 하고, 또한 온라인 예배 봉사자들을 모집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비해서 녹화 예배는 비교적 적은
예산과 노력으로 높은 수준의 예배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NG가 났을 경우에는 다시 재촬영을 할 수 있고, 훨씬 더 다양한
카메라 워킹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배의 생동감을 연출하기에 용이하다.
찬양의 경우, 세팅된 환경에서 최적의 음질로 녹음하고
이후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된 비디오 촬영 결과물로 편집하면, 평면적인 실시간 스트리밍 찬양보다 훨씬 몰입감 높은 찬양 영상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녹화 예배는 촬영 이후에 편집에 투입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확보되어야 하고, 성도들에게는 실시간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예배 참여나 공동체의 관계성을 만들어 내기에 부족함이 있다.
이처럼 실시간 예배와 녹화 예배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각 상황에 따라, 그리고 그 효과를 고려하여 예배 형식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회중들의 피드백을 듣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예배 형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하이브리드 목회의 5가지 방향성
미국장로교(PCUSA) 한인목회실에서는 최근 전국 한인교회에 2021년 목회서신을 발송했다.
서신 안에는 한인목회실 조문길 목사의 글이 담겨 있는데 그 내용에 많은 목회자들의 공감이 있었다.
조문길 목사는 백신접종이 시작되었지만 팬데믹이 끝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상당기간 여전히 코로나와 함께하는 “with-COVID”가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대면’과 ‘비대면’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목회를 소개했다.
그리고 5가지 주제로 도전했는데
△ 성도들의 개인의 경건을 위한 도움
△ 대면예배와 같은 감동을 위한 인터넷 예배의 예전 마련
△ 설교의 중요성 늘어남
△ 상생의 정신과 이웃과의 나눔
△ 교인의 영적 가이드로서의 목사의 역할 강화 등이다.
새해가 되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이제 우리의 관심은 집단면역을 이루고 코로나가 종식된 후의 세상의 모습은 어떠할까, 즉
“post-COVID”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습니다.
이에 관하여 많은 개인들과 전문가들이 예측을 하는 공통점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한 마디로 “with-COVID”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즉, 백신과 집단면역을 통하여 인간이 생리의학적으로는
코로나로부터 웬만큼 자유해진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기간 동안 살았던 인간의 삶과 모습과 방식은 여전히 남아서 상당 기간 우리와
함께 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미래의 세상은 (상황과 문화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대면’ 과 ‘비대면’이 어느 정도 공존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의 세상이 될 것이며, 아마 교회와 우리들의 목회도 역시 하이브리드의 형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코로나 하나만도 감당하기 어려웠는데, 우리가 이해하고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겁고 아픈 상상 못했던
일들이 수없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2천 5백만 명의 확진자-무증상자를 포함하면 몇 배 더 많을 것이라고 함, 40-50만 명의
사망자, 시신보관용 냉동 트럭들, 수천만 명의 실직자들, 푸드 뱅크 앞에 늘어선 차량들, 끝없이 달아오르는 주식시장, 미네소타
조지 플로이드 질식 사망, 인종 갈등과 폭동, 양극화와 분열, 유례없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사당 유혈 사태, 문을 못 여는
공립학교들과 정상 수업을 진행하는 사립학교들, 등등...)
이런 암담하고 혼돈스러운 현실의 세상과 그 안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움, 불안감, 분노, 초조함,
우울증, 절망, 무기력에 빠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교회는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교회이기 때문에 “with-COVID
시대에 세상이 요구하는 하이브리드 목회라는 현실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고 우리 교회
지도자들은 정직하게 이에 대한 답을 해야만 합니다.
오늘 저는 거의 1년을 은둔자처럼 지내며 위의 질문에 대해 제 자신이 했던 답의 내용들을 조금은 구체적으로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물론, 오늘 나누고자 하는 내용은 저의 답이기는 하지만 교단의 한인교회들을 마음에 품고 제 자신을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혹시 여러 동역자들께서 앞으로의 하이브리드 목회를 준비하는데 한번쯤 참고한다면
여러분들의 목회는 물론 교단 전체의 한인교회 목회에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동역 하시는 당회와 기도하고 의논하고
고민하는 가운데 with-COVID 시대에 섬기시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원하시는 하이브리드 목회의 그림을 그리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를 기도 하겠습니다.
1. 개인의 경건 (Individual Piety)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집단적 영성(Corporate Piety)을 중요시 하며 이에 근거하여 목회를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도를 해도 개인기도 보다는 모여서 새벽기도와 통성기도 혹은 중보기도를 했으며, 예배를 포함하는 성수주일을 그 무엇보다
강조해 왔으며, 교회에서 구역 모임에서 식사를 나누며 친교하고, 신앙 증진을 위하여 부흥회와 사경회도 수없이 가졌으며,
성경공부도 모여서 하고, 선교와 봉사도 개인적으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하기보다는 단체로 훈련받고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서 단체로
진행한 것들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간의 한국교회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이러한 집단적 경건 중심의 목회는 모두 다 ‘대면’ 이라는 틀에서만 가능했다는
것이 이제 우리의 고민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옆 좌석의 교인들과의 수평적인 교감이나 연결 없이 스크린 앞에 앉은 한 사람이
혼자만의 고유한 장소와 시간에서도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의 사람으로 거듭나 이 험한 세상에서 묵묵히 자유하게 예수님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목회자가 인도하여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한 교회를 돌보는 목사는 “with-COVID” 세상을 벅차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홀로 개인적 경건을 이루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이 높은 수준의 개인적 경건에 다다를 수 있도록 기도하며 생각하고 창의적인 목회를 준비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2. 인터넷 예배의 예배식 / 예전(liturgy)
저는 지난 11개월 동안 여러 교회들의 (심지어 한국의 교회들의) 인터넷 예배를 경험하고, 또 주위의 다양한 평신도들과 대화해 본 결과, 예배당에서 드리는 예배와 비슷한 수준의 감동을 위하여서는 인터넷 예배를 위한 예전(Liturgy)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찬송을 부를 때에 예배당 좌우에서 들려오는 성도들의 우렁찬 목소리 대신 스피커에서 나오는 목사님과 단둘이 찬송을
부른다는 것은 (목사님이 아무리 음악성이 뛰어난다 하더라도) 평신도로서는 꽤나 어색할 뿐 아니라 맥이 빠지는 일입니다.
그 외에도
솔직히 현장예배의 여러 순서들에 푹 빠져서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고 예배의 맥이 자주 끊어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총회 신학예배부에서 인터넷 예배의 예전(Liturgy)을 개발할 것을 제안 하겠지만, 일단 개교회는 인터넷 예배에
참여하는 분들이 각자의 집과 거실에서도 현장예배와 비슷한 수준의 생동감과 성령의 감동이 있는 예배의 기쁨과 의미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예배자의 입장에 서서 나름대로의 예전(Liturgy)을 개발하시고 예배 중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준비한다면 큰
유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설교 중에는, 주보가 없거나 늦게 예배에 들어오신 분들을 위하여, 가끔 아래 자막으로 본문과 제목을 띄워 주는
것도 작은 배려이지만 예배자로 하여금 설교에 집중케 하는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 외에도 디테일 하게 따져보면 작은 변화를
통하여 인터넷 예배의 효과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3. 설교(Homily)의 중요성
교회의 역사에서 설교가 중요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지만, 하이브리드(hybrid) 목회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설교와 말씀이 가장 중요하다고 확신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인터넷으로 드릴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마스크를 쓰고, 띄엄띄엄 앉아, ‘평화의 인사(Passing the
Peace)’ 같은 순서도 없고, 찬송도 맘껏 못 부르는 상황으로 현장예배를 드리다보니, 코로나 이전 ‘대면’ 시대에 느끼고
누렸던 예배순서 전체를 통하여 임하는 성령의 감동과 감격에 빠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예배의 다른 순서들 보다 설교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둘째, 코로나에 지치고, 이념과 정치 논쟁에 함몰되고, 끝이 안 보이는 경제적 압박의 벼랑 끝 현실 앞에서 사람들이 교회를
찾는 경우도 때로는 있을 수 있겠지만, 많은 경우에는 이전보다 더 교회를 외면하고 멀리하며 더 냉담해 질 수 있습니다.
특히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는 신천지, BTJ, IEM 같은 집단들이 교회와 동일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설문과 통계들을 보면 양적인
면에서의 교회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교회를 거부하고 멀리 하면 할수록 그들의
내면세계는 그만큼 더 공허해지고 어두워지고 무의미해 진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이런 작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한 영혼의 그 공허하고 어두운 내면을 채우고 밝히며 참된
자신을 발견하고 하나님 안에서의 인생이 정말 살만한 가치와 의미가 충분하다는 것을 깨우쳐야 하며, 바로 그것이 코로나 시대에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주로 설교로 가능하기 때문에 “with-COVID” 시대의
하이브리드 목회에서는 설교가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지난 추석 때에 코로나로 답답하고 절망 가운데 있던 한국에서 70을 넘긴 어느 노 가수의 멘트와 가요들이 한국민 전체에게 큰
희망과 위로가 되었다는 소식은, 또 최근 들어 한국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불고 있는 트롯 열풍 현상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가요의 한국적 가락이 좋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러한 가락과 함께 짧은 몇 소절의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아 옛날 생각도
나고, 잘못 살았던 지난 세월에 대한 짙은 아쉬움과 함께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닌데 라는 생각들, 그렇지만 그래도 이게 끝이
아니니 다시 한 번 일어나자... 같은 그들의 내면을 두드리고 움직이는 강력한 매력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특히 코로나와 지난 1년간 발생했던 엄청난 사건들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은, 어떤 신학적 교리나 이론 혹은 기독교적 이념이나 사상 혹은 성경해석이나 강해의 메시지가 아니라, 건전한 신학과 성경에 뿌리를 두면서도 고달픈 인생에 위로와 소망이 되며, 망가진 것 같은 자신들을 다시 한 번 삶의 자리에서 용기를 갖고 일어나 이제라도 제대로 된 인생길을 걸어가도록 하게 하는 즉 그들의 내면의 결핍을 채우며 소망을 불어넣는 그런 참된 메시지(설교)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6.25전쟁 이후 1950년대와 60년대 그리고 적어도 70년대 초까지, 한국의 교회들이 성장하고 그로 인하여 나라가
여러모로 발전하여 오늘의 한국을 가능케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처절한 동족상잔으로 나라 전체가 폐허가 된 잿더미에서 가난하고 기댈
곳이 없던 절체절명의 상황이었지만, 당시 목사님들의 설교가 깊은 절망 가운데 있던 국민들이 또 실의에 빠져 있던 월남 실향민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일어나도록 하는 소망과 위로의 메시지이었다는 사실이 아주 좋은 예입니다.
생명의 말씀 외에는 인간의
공허하며 차갑고 어두운 내면을 찾아가 따뜻한 위로와 함께 소망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히, 유튜브와 각종 SNS와 그에 장착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인간들의 삶의 양식과 성향 심지어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들까지도 예측하여 전 세계 사람들을 각각
커스터마이저(customize) 해서 그들에게 맞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가상공간으로 몰아넣어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게 합니다.
교회와
목사님의 설교가 이런 현대인들의 특성과 약점을 간파하여 심령을 새롭게 하는 설교를 통하여 가상공간에서 ‘비대면’으로라도 그들을
만날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아주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도 아니고 내 힘으로 감당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우리 모두는 성령님을 온전히 의지하여 말씀을 전하는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해야만 합니다.
4. 상생의 정신 / 이웃과의 나눔(Sharing)
코로나 이후의 두드러진 사회적 현상 중 하나는 빈익빈 부익부로서, 어렵고 힘들고 소외당한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며 그들이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에 교회가 상생의 정신에 근거한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봄에 미국 정부가 개인에게 1,200불씩 (한국은 가정당 1백만 원) 코로나 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당시, 저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그 지원금이 꼭 필요한 분들은 각자의 필요에 따라서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것이 없어도 기본 의식주에
별지장이 없는 크리스천들은 그 지원금들을 모아서 주위의 생계가 어렵고 힘든 분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만약 당시에 교회가, 지원금으로 골프를 즐기고 한우를 사먹고 명품으로 치장하는 세상과는 달리 나눔의 운동을 일으켰더라면, 교회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이 크게 변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라기에는 최근 지급된 2차 지원금에 관하여는 교회들이 앞장서서
예수님의 정신에 따라서 그런 운동을 벌여 나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제게 있습니다.
또한, 비대면 수업을 위하여서는 컴퓨터가 필수적인데, 많은 어려운 가정들은 인터넷도 제대로 없고 자녀들 각자의 컴퓨터가 없기
때문에 학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은 직업을 찾거나 실직수당을 신청해도 인터넷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교육의 빈익빅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며, 이는 앞으로 10-20년 후에는 우리 모두가 큰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사회적
부담으로 전체에게 돌아올 것이 뻔합니다. 한인 교회들이 앞장서서 지역의 어려운 가정들에게 (새것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컴퓨터를
공급해 주고, 그 자녀들이 교육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돕는 운동 같은 것을 시도하면 참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교회가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은 찾아보면 너무나도 많습니다.
총회에서 보면, 미국장로교 내의 많은 미국 원주민(Native American) 들과 히스패닉(Hispanic) 교회와
교인들은 재정 형편이 허락지 않아서 인터넷 예배도 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인교회들이 앞으로 지속적인 나눔의 실천을
이어간다면 지역사회는 물론 교회도 회복의 역사를 경험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5. 영적 가이드(Spiritual Guide)로서의 목사
미국장로교에서 목사의 호칭을 공식적으로 “말씀과 성례전의 목사 (Minister of Word & Sacrament)” 라고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목사는 말씀을 가르치는 영적 지도자(Spiritual Leader)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면’과 ‘비대면’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시대”에서 목사는 한편으로는 영적 지도자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영적
가이드가 되어야 합니다.
마치 여행 가이드가 그를 따르는 관광객들에게 기본적인 코스와 안내를 해주지만 여행 중의 여러 옵션들 중에
특정한 것을 강요하기 보다는 각자 자신의 취향과 입장에 따라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안내하는 것처럼, 영적 가이드는
기본적인 장로교 신앙과 말씀으로 가르치지만 ‘비대면’ 세상에서 또 다양성이 인정되는 “with-COVID” 세상에서 개인적
경건(Individual piety)을 추구하는 사람이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과 길을 통하여 삼위일체의 하나님과 깊이 교제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탈선하지 않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목사는 어떤 특정한 신앙관(Dogma)을 주입식으로 가르치기 보다는 교인 각자가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고 참된
자신만의 신학자(theologian)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주겠다는 자세를 취하여야 합니다.
결국, 영적 가이드로서의
목사는 이미 우리가 해오고 있는 설교와 성경공부 이외에, 성경과 신학적 입장에 관하여 궁금해 하면서도 질문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한국교회의 전통과 문화에서 벗어나 누구하고든지 어디서든지 또 심지어 전통적인 신앙과 다른 입장을 가진 분들까지도 품어 안으면서
격의 없는 솔직하고 진실된 대화를 가질 수 있는 경지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하이브리드 시대에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개인적 경건(Individual Piety)을 이룰 수 있고 그것들이 모여지면 결국 교회가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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