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섹스

인간의 섹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섹스를 하는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한다.
동물처럼 번식기에만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심지어 임신 중에도 하는 것이 인간이다.
즉 인간에게 섹스는 번식만 아닌 쾌락의 역할도 있기 때문이다.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유일하게 배란기가 아닌 때도 섹스를 하며, 평생을 따져 보면 인간은 일생 평균 5,778번, 총 2808시간을 섹스로 소비한다.

* 2808시간 ☓ 60분 =168,408분 168,408분 ∻ 5,778번 = 29분

동물에게 있어 섹스는 번식 수단이라 교미 시간이 매우 짧고 간단하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인간은 밀어를 속삭이고 키스를 하며 번식기가 아니더라도 시도 때도 없이 사랑을 나눈다.
생물학적으로 본다면 대단히 비효율적인 행위를 하는 셈이다. 

일본 주간 <포스트>에 따르면 이렇듯 인간만이 유독 쾌락에 집착하고, 섹스를 향유하게 된 데에는 “뇌에 그 비밀이 있다"고 한다. 뇌 과학자 시오타 히사시 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의 뇌는 오랜 기간 진화해왔다.
본능적인 성행위를 관장하는 곳은 대뇌변연계와 시상하부라고 불리는 뇌의 안쪽 부분인데, 인간의 뇌는 그 주위를 감싸는 대뇌신피질 또한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대뇌신피질은 지성을 관장하므로 인간은 삽입, 사정이라는 원초적인 성행위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적 행위를 익히게 된 것이다." 

인류학자 헬렌 피셔 박사는 뇌에 3가지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1. 성욕
2. 로맨틱한 사랑
3. 상대에 대한 깊은 애착 문제는 이 세 가지 뇌 시스템이 모두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에게 깊은 애착을 가지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사랑과 성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1947~2011년 사이 이혼 케이스를 연구한 결과 결혼 후 4년 만에 이혼을  많이 한다.
사랑에 빠지고 부부가 된 뒤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부부 유대관계가 약해져 이혼으로 이르는 기간이 4년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피셔 박사는 일부일처제가 과연 계속 유지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늘날 일부일처제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으나 대략 1만 년 전 시작된 것으로 인류학자들은 추정한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하고 정착하면서 가축, 집을 소유하고 자식에게 물려주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부일처제가 확립됐다는 것이다. 핀란드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다.

우리 뇌엔 일부일처에 적합한 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이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 입증됐다. 즉 4명 중 한명 꼴로 이를 수용하는 정도가 낮았으며 이는 곧 자신의 파트너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유럽에선 여러 사람과 관계를 가지는 “폴리아모리(polyamory)” 즉 다자간 연애가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 집에 두 쌍의 남녀가 살면서 자유연애를 즐기는 생활이다.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多者間) 사랑’을 뜻하는 말인 폴리아모리 운동은 1970년대 태동했다.
이를 지향하는 이들은 일부일처제를 비판하며, 일부는 집단혼 형태로 가족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일부일처제를 일탈하는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잠깐 유행으로 그칠지, 아니면 오랜 인류 결혼제도를 바꿀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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